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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포터,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앤드루 포터,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 20191227


짧은 글들이 모아져 있는 산문집만 즐겨보던 내게 직장동료가 추천해준 단편 소설.


장편보다 단편이 더 쓰기 어렵고, 그 여운이 더 오래 가는 것 같다.

어떻게 채우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비우느냐.

그 공백이 주는 채움이 있다.


p92. "자만심은 물리학자에게 있어 가장 큰 방해 요인이지요." 그는 스토브에서 주전자를 들어 도자기 포트에 뜨거운 물을 옮겨 부으며 말했다. "뭔가를 이해한다고 생각ㅎ는 순간, 모든 발견의 기회를 없애버리게 되니까요."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中>

p266. 살랑살랑 불던 산들바람이 차가워졌고 하늘은 구름으로 뒤덮이더니 잿빛으로 변했다. 캘리누나와 남자친구인 채드 윈터스는 뒤뜰에 있는 테니스 장비 보관실 뒤에서 황홀경에 빠져 있었다. 나는 아직도 그들이 돌려 피우던 마리화나의 타들어가던 빛을, 옅은 저녁 하늘을 배경으로 밝은 오렌지색 반딧불이처럼 반짝이던 그 빛을 기억한다. <코네티컷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