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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걷는듯 천천히'

고레에다 히로카즈, '걷는듯 천천히' @ 20190711




p.22. "시는 메시지가 아니다. 메시지는 의식한 것에 불과하지만 시는 무의식에서 나오는 것이다." 시인 다니카와 슌타로 씨는 한 심포지엄에서 이렇게 말했다. 만약 어떤 작품에 이야기할만한 메시지라는 것이 포함돼 있다면, 그것은 만든 사람이 아닌 독자나 관객이 발견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p29. 영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은, 지금 세 살인 딸이 열 살이 되었을 때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하며 만들었습니다. 세계는 풍요롭고, 일상은 있는 그대로 아름다우며, 생명은 그 자체로 '기적'인 거야, 그렇게 딸에게 말을 걸듯 만들었습니다.

p58. "생명은 자기자신만으로 완결될 수 없도록 만들어져 있는 것 같다. 생명은 그 안에 결핍을 지니고 그것을 타자로부터 채운다." 요시노 히로시, '생명은' 中

p60. 결핍은 결점이 아니다, 가능성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세계는 불안전한 그대로, 불완전하기 때문에 풍요롭다고 여기게 된다.

p68. "세상에는 쓸데없는 것도 필요한 거야. 모두 의미 있는 것만 있다고 쳐봐. 숨막혀서 못 살아."

p138. 상대의 대사를 들을 수 있는 힘이야말로 배우로서 가장 중요한 능력임이 분명하다. 말하는 힘이란 우선 이런 듣는 힘이 있어야 생긴다고, 고키군을 보며 확신했다.

p160. 단적으로 말하면 상영중의 야유에 가까운 웃음에서는, 양질의 지성이 그리 느껴지지 않았다. 거북함은 거기에서 기인했다. 그것은 그들이 가장 경멸하는 부시가 상대를 업신여길 때 짓는, 품성이 결여된 경박한 웃음과 어딘가 깊은 곳에서 통하는 게 아닐까.